'유명 야구해설가도 속았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서민대출을 빙자해 보이스피싱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유명 야구해설자도 이들에게 속아 300여만원을 입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돈을 인출한 곽모(35)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을 받고 대포통장을 넘긴 강모(46)씨 등 13명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보이스피싱 조직 인출책 곽씨는 지난해 12월12일 같은 조직원 김실장, 임부장으로부터 현금카드 1장당 3만원, 현금인출은 인출 금액의 1.5%를 받기로 하고 강씨 등으로부터 대포통장 17개를 사들였다.

곽씨는 이렇게 사들은 대포통장을 이용해 최근까지 은평구와 서대문구 일대 현금 자동지급기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피해자 40여명이 입금한 2억8000만원을 인출해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는 유명 야구해설위원 A씨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께 "OO은행인데 필요하면 햇빛론 50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는 전화를 받고 신용보증기금 세금 명목으로 2회에 걸쳐 341만5000원을 이체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평소 자주 거래하는 저축은행이라 별다른 의심 없이 대출해주겠다는 말을 믿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용직 배관설비 일을 하던 곽씨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던 중 하루에 10만~15만원을 벌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보이스피싱 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곽씨에게 대포통장을 주고 현금 인출을 맡긴 김실장과 임부장을 쫓는 한편 상부 보이스피싱 조직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거래정보 요구는 일절 응대하지 않아야 하고 개인정보거래를 사전에 미리알고 접근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며 "대출조건으로 수수료 입금을 요청하거나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면서 계좌이체를 요구하면 모두 사기범이므로 전화를 끊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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