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발화 오토바이 키박스 녹여 뒤늦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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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김기철 기자)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건의 최초 발화점인 오토바이의 소유주가 라이터로 키박스를 녹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불이 처음 시작된 4륜오토바이 운전자 김모(53)씨에 대해 실화죄와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0일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1층에 세워둔 자신의 오토바이(대림 올코드 100cc)에서 실수로 불을 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불이 아파트 건물 3동과 4층 상가, 단독주택 등으로 옮겨 붙어 4명이 숨지고 126명을 다쳐 과실치사상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CCTV 영상 판독과 현장 감식으로 김씨의 오토바이 키박스 부근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것을 확인했다.

김씨가 오토바이를 세워둔 뒤 잠시 머문 점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결과 김씨가 추운 날씨 탓에 키가 잘 빠지지 않아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키박스를 녹인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의 자택 압수수색과 심문조사로 라이터와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피해 주민들은 물론 언론이 관심을 쏟으며 배선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제기한 화재원인의 중요 단서가 될 키박스를 녹인 사실을 사건 발생 10일이 지나서야 알려 논란을 사고 있다.

경찰은 현재 김씨가 고의로 불을 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오토바이 잔해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키박스를 녹인 행위가 화재원인과 연관성이 있는지 등 정밀감정과 화재발생 인과관계를 분석중이다. 또 대봉아파트와 드림타운 허가 당시 10%의 업무용 시설(오피스텔)을 원룸으로 늘리는 일명 '세대수 쪼개기' 의혹이 제기돼 건축법 위반 사항도 수사 중으로 건물주 2명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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