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회의원 후원금 규모 504억원…1인 평균 1억6800만원

10명 중 8명 가량은 후원자 직업 등 파악 안돼

일명 '성완종 게이트'로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해 기준 국회의원 299명을 위해 모금된 후원금은 1인 평균 1억68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을 후원한 후원자의 직업이 모호한 경우는 전체 77%에 달해 누가 후원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공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회의원 후원금은 총 504억원이었다.

투표를 통해 선출된 지역구 의원에게는 455억8100만원, 비례대표에게는 48억3000만원이 모금됐다. 지역구 의원은 246명, 비례대표는 53명으로 각각 평균 1억8000여만원, 9100여만원의 후원금이 모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선거가 있던 해로 평소 국회의원들이 모금할 수 있는 금액의 2배를 모금할 수 있었다.

2013년과 비교하면 평균 후원금액은 지역구 의원 1억3400여만원, 비례대표 9500여만원이었다. 지역구 의원의 경우 약 5000만원 늘어난 반면 비례대표는 4000여만원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의원 158명, 총 후원금 277억500여만원, 1인 평균 1억7500여만원이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129명에 211억9700여만원, 1인 평균 1억6400여만원이었다.

이외에 정의당은 5명, 7억7800여만원, 1인 평균 1억5500여만원, 통합진보당은 5명, 6억1100여만원, 1인 평균 1억2200여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의 경우 2명, 1억1800여만원, 1인 평균 5900여만원이었다.

또 300만원 초과 후원금을 낸 후원자 명단을 살펴보면 고액기부자 명단에서 신원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에는 직업이 모호하게 기재돼 신원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가장 많았다.

통상 기업인 또는 대표, 사장, 임원 등은 각 회사의 명칭을 기재했기 때문에 기업 고위 임원들이 어느 의원에게 얼마를 후원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후원자의 직업이 모호하게 기재돼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전체 후원금액 중 77%를 차지했다.

이밖에 일부 국회의원이 해당 지역구 기초의원이나 같은 당 기초의원들에게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의원 간 갑을 관계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완구 전 총리의 경우 국회의원(충남) 당시 자신의 지역구였던 충남의 전직 도의원인 유병기 의원(지난해 1월28일 기부일 당시 도의원)에게 52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창원 의창구 박성호 의원은 창원시의원 방종근 의원에게 340만원의 후원금을, 경북 구미 갑 심학봉 의원의 경우 구미시의원인 손홍섭 의원에게 500만원을, 포항 북구 이병석 의원은 경북도의원 장두욱, 한창화, 김희수 의원에게 각 500만원씩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전 동구 이장우 의원은 대전시의원인 안필응 의원에게 52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으며 서울 송파구 김을동 의원은 같은 당 기초의원인 김수한 서초구의원에게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개센터는 "현행법에는 정치자금 후원자의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하지만 위반할 경우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에 후원자의 신원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익명성 후원'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정치자금 전반의 투명성을 확보해 올바른 정치후원금 문화를 정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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