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건강 '빨간불'…李총리 사표수리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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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현안처리 지연될 듯…국무회의 불참 가능성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27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표 수리를 비롯한 국내 현안과 관련한 일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순방 기간 동안 복통과 미열에 시달린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서울 시내 모처에서 건강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만성피로 때문에 생긴 위경련에 의한 복통이 주증상으로 나타났고 인두염에 의한 지속적인 미열도 있어서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검진에 참여한 의료진은 '박 대통령이 조속한 건강 회복을 위해 하루나 이틀 정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권장했다"고 전했다.

취임 후 최장 기간인 9박12일 간 4개국을 도는 강행군을 소화한 박 대통령은 편도선이 부어 순방 내내 고열과 복통으로 고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중남미의 지리적 여건상 이동거리가 굉장히 길었던데다 밤낮의 시차도 뒤바뀐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첫 방문지였던 콜롬비아의 경우 해발 2650m의 높은 곳에 위치한 관계로 고산병 우려가 있는 지역이기도 했다.

몸에는 두드러기 같은 발진 증상까지 겹쳐 나타나 거의 매일 링거를 맞았다고 한다. 해외순방 때마다 전용기 내에서 기자단과 만나 갖던 기내 간담회도 생략됐다.

의료진이 1~2일 가량 절대 안정을 권유함에 따라 박 대통령은 당분간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 머물며 안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총리의 사표 수리를 비롯한 국내 현안 관련 입장 표명이나 일정은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당초 박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이 총리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총리 후보자 인선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건강 문제로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8일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국무회의도 총리직을 대행 중인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주재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할 경우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사과 성격의 메시지나 이 총리 사퇴에 대한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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