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묘지 52m 대형 벽화…추모열기 고조

(광주=황진성 기자)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을 9일 앞둔 9일 국립5·18민주묘지에 52m 길이의 벽화가 조성돼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는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민주묘지 내 '역사의 광장'에서 벽화 그리기 행사를 가졌다.

재능기부로 이뤄진 이날 행사에는 지역 내 미술전공 중·고등학생 115명이 참여했으며, 5·18민주화운동 35주년을 맞아 5·18의 의미를 되새기는 취지로 마련했다.

학생들은 52m에 이르는 '역사의 광장' 벽면(총길이 157m)에 '민주의 문'과 '아빠의 영정사진을 든 어린아들', '대동분상' 등 오월과 관련된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서광고 2학년 조희진(18·여)양은 "국립5·18민주묘지에 그림을 남길 수 있어 뿌듯하다"며 "5·18민주화운동의 공동체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보문고 2학년 변우영(18·여)양도 "5·18의 역사를 가까이서 배울 수 있어 뜻깊었다"며 "참배객들이 역사의 광장을 지나면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독재에 맞서 싸운 광주 시민들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역사의 광장을 지나던 참배객들은 학생들이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열사들의 뜻을 기리며 벽화를 그리는 것을 응원했다.

참배객 박모(38)씨는 "학생들이 도와가며 벽화를 그리는 모습이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 공동체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공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는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해 벽화를 그리는 행사를 한 것은 묘지 조성 뒤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광주시내 미술학원들의 협조로 행사를 마련했다"며 "5·18의 의미와 가치를 재해석할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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