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재래시장 `상상협력' 첫 걸음

 ▲ ⓒ나라일보▲ ⓒ나라일보17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대인동 대인시장.

한 손에 공구통을 든 사람들이 대인시장 점포 이곳 저곳에 소화기를 설치해 주고 있다. 또 전기, 소방시설 점검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근 롯데백화점 광주점 직원.

최근 광주 동구 대인시장과 롯데백화점이 협력하기로 손을 잡은 이 후 나타난 풍경이다. 이 날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대인시장 335개 점포에 소화기 설치와 전기·소방 시설 점검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박문기 시설과장은 “대인시장 상인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내가 가진 노하우가 상인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지난 2월 27일 대인시장과의 ‘상호협력’에 관한 협약식 체결 이후 전통시장 상인은 물론 주변 소외계층을 껴안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지역경기를 진작시키는 ‘지역상생연구회’를 발족했다.

12명의 백화점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 된 ‘지역상생연구회’는 매주 자체 회의를 통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대인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주1회 고객맞이 자세, 불만고객 응대방법, 위생관리, 안전관리, 상품진열 및 판매기법 등 백화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특히 과학적인 진열방법과 위생관리, 소방·전기 안전 분야는 그 동안 전통시장이 가장 취약했던 부분으로 백화점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직접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와 함께 상인들이 회의나 각종 모임, 교육을 진행할 적당한 공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백화점 내 교육장과 회의실을 개방했다.

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백화점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해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고은성 홍보팀장은 “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하는 재래시장 이용고객이 하루 평균 50명 수준이지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용자 수가 차츰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백화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래시장 장보기 캠페인도 적극 장려하고, 재래시장 상품권을 정기적으로 구입해 임직원 포상이나 백화점 사은품으로 증정할 방침이다.

또 상인 자녀 대상 장학금, 정기적인 건강검진, 영세상인 대상 저금리 대출 지원도 한다.

재래시장 환경개선도 병행한다. 백화점처럼 쾌적한 쇼핑공간을 만들기 위해 일률적이지 못 한간판, 안내 사인을 통일감있게 바꿀 예정이며 장바구니, 비닐 쇼핑백 등 전통시장 전용 포장물도 제작 지원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볼거리가 많은 재래시장을 만들기 위해 ‘대인시장 가요제’ ‘B-Boy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지원한다.

홍정희 대인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은 “대인시장 상인들 대부분 대형 백화점이 지역 상권을 침체시킨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백화점측의 실질적인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보면서 현재는 불신이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류민열 롯데백화점 광주지역장은 “앞으로 전통시장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실질적인 협력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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