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대한민국 포도의 자존심, 안성마춤 포도축제

청룡호수, 청룡사 10분 거리, 서운산둘레길 인접

서운산의 품안에서 사랑으로 키운 포도 100년

(안성=한범용 기자) 1901년, 안성 천주 교회 초대 신부였던 프랑스 출신의 안토니오 콩베르 신부가 20여 그루의 머스캣 포도나무 묘목을 성당 앞뜰에 심으며, 안성에 포도가 처음 선을 보이게 되었다. 한국 포도의 역사는 곧 안성 포도의 역사인 셈이다.

포도의 고장, 서운면은 차령산맥 줄기인 서운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홍수와 태풍으로부터 큰 피해를 비껴간다. 밤낮의 큰 일교차와 적당한 강우량으로 과일의 맛과 향이 풍부하고 포도 재배 면적이 약 130ha, 재배농가도 180여 가구로 안성시 전체 포도의 2/3가 바로 이곳 서운면에서 생산된다.

안성 포도가 맛있는 것은 기후나 지형의 영향도 있지만, 100년 넘게 포도를 재배해온 과수농가들의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다. 안성시 전체 포도 농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포도연구회’는 1년에 10회 이상 모여, 포도 재배에 대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한다.

서운면의 주력 품종은 씨 없는 거봉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로 흑색, 청색, 적색등 삼색 포도를 재배한다. 흑색은 거봉, 마스카트, 청색은 심로드 씨들러스, 마스카트 오브 알렉산드리아, 적색으로는 홍부사, 베니바라드 등이며,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그날그날 수확한 싱싱한 포도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 한다. 2008년부터는 싱가폴과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다.

포도 그리고 가을밤의 낭만

아침저녁 찬바람이 나며 한껏 단맛이 오른 포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있다. 안성시 서운면이 주최하고 안성마춤 포도축제위원회가 주관하는 안성마춤 포도축제가 바로 그것, 9월 12일(토)부터 13일(일)까지 안성 포도박물관에서 열린다.

포도축제가 열리는 포도박물관은 안성시에서 2005년 한·칠레 FTA협상 체결 후 포도농가의 경쟁력을 키워 농민들의 소득을 높여주기 위해 국내 최초로 건립된 포도전문 박물관이다. 포도박물관은 포도축제의 메인 무대이면서 상시적으로 포도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안성마춤 포도축제는 첫째 날인 9월 12일 포도밭 둘레길 걷기를 시작으로 마차트레킹, 포도 빨리 먹기 게임, 무게 맞추기 게임, 청소년오케스트라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채워지며 개막식은 12일(토) 저녁 5시이다.



10분 거리 천년 고찰 청룡사와 전망 좋은 서운산은 덤

포도 축제만으로 아쉽다면 축제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청룡사와 청룡호수, 서운산을 둘러봐도 좋다. 청룡사의 대웅전은 보물 824호로 지정되었으며 휘어진 원목의 자연스러움이 천년 고찰의 위풍을 당당히 드러낸다.

청룡사는 또 남사당패의 본거지로도 알려져 있다. 전국을 떠돌며 놀이를 하고 그 대가로 먹을 것을 얻어 생활한 남사당패가 겨울에는 이곳에서 허드렛일을 거들며 묵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사당패 최초의 꼭두쇠(리더)였던 바우덕이 묘가 청룡사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스물 셋, 한창 나이에 떠난 그를 기억하게 한다.

청룡사 앞의 실개천을 따라 걸으면 547m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서운산으로 이어진다. 왕복 3시간 코스로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며, 서운산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청룡 호수는 보는 이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청룡사나 서운산 가는 길가에는 향토 음식점이나 멋스러운 까페들이 있다.

 ▲ 서운면장 유승덕 ⓒ경양일보▲ 서운면장 유승덕 ⓒ경양일보

유승덕 서운면장은 “100년 넘은 안성 포도의 자부심으로 올해 축제를 준비했다”며 “온가족이 함께 오셔서 안성 포도의 풍미를 마음껏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안성마춤 포도축제에 대한 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asmc.asia)나 서운면 사무소(031_678-3731~6)로 문의하면 안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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