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부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장 박철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의 통계 내용에 따르면 해마다 주인을 잃고 보호소에 맡겨지는 유기 동물은 8만 1천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유기견은 2주일의 공고 기간 이후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안락사 대상이 되는데 이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략 작년에 104억 정도가 든다고 한다. 허나 그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 개들은 대부분은 본래 가정에서 인간에게 정서적인 도움을 주며, 한껏 사랑을 받고 지냈을 것이다. 그러다가 주인의 고의나 실수로 인해 유기견이 되면, 온갖 고초를 겪게 된다. 먹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여 영양적으로 상당히 부실한 생태이며, 제대로 씻지 못해 온갖 피부병에 걸리기도 한다. 또한 천적들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교통사고로 도로에서 사체로 변하기도 한다.
유기견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돌이 개가 되어 비참한 삶을 살다 죽는 것이다. 우리 대다수는 유기견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유기견들이 오랜 방랑생활로 몰골이 지저분한데다가 굶주려 있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왠지 잘못 물렸다가는 광견병이나 다른 질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소방서나 군청에 유기견을 처리해줄 것을 요구한다.
한 때는 우리들 가정에서 귀여움을 받던 개들이 이제는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유기견은 무서운 괴물이 아니다. 제대로 알고, 알맞게 대처하면 위험할 일이 없다. 유기견을 만났을 경우 먼저 가급적 눈을 마주치지 말고 먼 거리로 돌아서 자연스럽게 가야 한다. 무섭다고 뛰거나 위협행위를 하면 개들이 더 흥분해서 다가올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한다.
만약 물렸을 시에는 흐르는 깨끗한 물에 상처부위를 씻은 후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또한 보금자리를 잃은 유기견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한 곳에서 지내는 유기견을 발견하면, 섣불리 쫒지 말고 시, 군, 구청에 신고를 해야 하며 유기견의 위협이 있을시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119에서 포획한 유기견은 바로 동물보호단체로 넘겨지게 된다. 그곳에 일정기간 동물을 보호하며, 인터넷에 공지를 올려 주인이 개를 도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희망자에게 입양하기도 한다. 입양은 희망자가 직접 동물보호소에 들려 직원과 인터뷰와 상담을 거친 뒤 입양여부를 최종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가 피하거나 더럽게만 생각했던 유기견들도 입양이 되어 애정과 관심으로 보살펴주면, 다시 사랑스러운 애완견으로 돌아오게 된다. 유기견들도 본래 한 가정에서 사랑받던 존재였다는 것을 인식하고,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하는 우리의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전체 유기견의 70%정도가 주인이 버려서 발생되는 유기견인만큼, 우리 스스로 애완견들에게 애정을 갖고 관리하여 유기견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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