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가동, 입주기업 '웃음꽃 활짝'

아침 기온이 떨어져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밝은 표정만은 잃지 않았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마주치자 반가움과 설레는 마음이 교차하는 듯 양손을 붙잡으며 따뜻한 인사말을 건네는 모습이 계속해서 눈에 띄였다.

16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4월 북측의 근로자 철수 등 일방적인 조치로 가동이 중단된 지 166일 만이다.

입주기업인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출경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입주기업 관계자 820명 중 370여 명은 오후에 돌아오고 나머지 400여 명은 개성공단에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출입사무소 내외에서는 입주기업 관계자의 서로에 대한 덕담이 끊이질 않았다. 입주기업인들은 한결같이 "오랫만이라 너무 설렌다",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듯한 기분"이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조봉순 오오엔육육 생산부장은 "거의 반년만에 (개성공단을) 다시 방문해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남과 북이 하나되는 마음으로 서로 열심히 도와 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는 아니겠지만 북측 근로자들 대부분이 공장에 나올 예정"이라며 "기계와 설비 점검을 마쳐 당장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선희 영이너폼 생산과장도 "기쁘기도 하고 오랫만이라 설렌다"며 "북한 근로자들과 친분이 깊었던 만큼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되면 많은 얘기를 나눌 것 같다"고 전했다. 350여명의 북한 근로자가 고용된 영이너폼은 여성 속옷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또 "10일부터 재가동을 위한 시설 점검을 마쳤다"며 "가동 중지로 오랜 시간 다들 힘들었던 만큼 힘을 합쳐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문물량이 부족하거나 재가동 준비가 끝나지 않은 입주기업을 제외하고 123곳 중 50~60% 정도가 오늘부터 재가동에 착수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기반시설 점검팀과 관리 인력을 체류시켜 재가동을 위한 막바지 시설 점검을 진행했다.

섬유생산 업체에서 근무하는 조영만 씨는 "오늘 (개성공단에) 들어가지만 재가동에는 1달 정도 시간이 걸리지 않겠냐"며 "6개월 정도 기계가 돌아가지 않아 곰팡이와 녹이 슬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차피 재가동이라는 좋은 소식이 나온 만큼 다시 힘을 내야하지 않겠냐"며 "당장은 정상가동은 어렵더라도 부분가동은 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개성공단 재가동과 별도로 오전 10시부터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출입과 체류에 관한 부속합의서 타결을 시도한다. 이미 합의한 전자출입체계 구축방안과 인터넷, 이동전화 제공 문제 등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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