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로 재조명된 '청춘'의 주인공인 가수 겸 배우 김창완(62)은 "젊은이들이 원류를 찾고 찾다가 자신들의 과거를 발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14일 오후 서울 연남동의 북카페에서 열린 김창완밴드의 새 싱글 '시간' 쇼케이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청춘'은 1981년 김창완이 주축이 된 사이키델릭 록그룹 '산울림' 7집 앨범에 수록됐다. 당시 KBS '가요대상' 중창부문을 받았다. '응답하라 1988'에 가수 김필이 리메이크하고 김창완의 같은 버전이 삽입되면서 음원사이트의 실시간차트 1위를 찍기도 했다.

신곡 '시간'은 '청춘'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이다. '청춘'이 27세에 쓴 '시간'이라면 '시간'은 62세에 쓴 '청춘'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태어나게 하지만 언젠가 풀려버릴 태엽이지"라고 노래한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가 힘을 보탠 '청춘'은 김창완의 첫 디지털싱글이기도 하다. 하지만 곡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오래 걸려서 곡을 완성한 것은 처음이다. '청춘'은 소주 두 잔 먹기 전에 만든 곡인데, 이 곡은 두어달이 걸렸다. 풀밴드로 연주를 했는데, 결국은 이렇게 둘(김창완의 기타 연주와 고상지의 반도네온 소리)만으로 남았다. 욕심을 거뒀다."

김창완은 "'시간'은 사실 나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창완밴드가 몇년째 발표한 앨범과 반대되는 성격이다. 김창완은 김창완밴드에서는 펑크적인 요소를 강조, 서정성이 깃든 산울림과는 다른 음악적 성격을 구축하기를 바랐다.

'빅쇼' '회상' '산할아버지' '안녕'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산울림은 맏형 김창완을 중심으로 김창훈, 김창익 등 3형제로 구성됐다. 사이키델릭한 진보적인 사운드와 함께 아련한 정서를 담아내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8년 김창익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더 이상 뭉칠 수 없게 됐다.

김창완은 "산울림이 가지고 있는 서정성으로부터 너무 멀리온 것 같다"며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사실은 외면당했다"고 했다. "젊은 친구들은 예전 산울림 노래를 부르고 찾고 있는 것이다. 그간 하고 싶은 노래는 히트곡이었다. 그것이 창피했다. 내가 이렇게 욕심에 차있으면 노래가 되겠는가. 내가 노래로 전해주고 싶었던 것보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을 쓰게 됐다."

내년이면 1977년 1집 '아니벌써'로 충격을 던진 산울림이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아직 따로 준비한 프로젝트는 없다. 본의 아니게 이 팀의 노래를 멀리했던 김창완은 "산울림 노래가 조금 좋아졌다"고 말했다.

KBS 1TV 'TV 책을보다-김창완과 책읽기'도 진행하는 김창완은 이날 녹화에서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는다.

"여태까지 했던 노래 중에 시간과 인생을 하는 노래들이 몇 곡이나 있을까 싶었다. 27세에 만든 청춘, 세월을 담아낸 노래다. '내 방(무덤)을 흰색으로 칠해주오'라는 노래가 있었다. 그것은 '청춘' 전에 만들고 그 후에 발표했다. 35~6세쯤에는 '백일홍'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인생을 관조하는 노래다. 그러고서 예순이 넘어서 '시간'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이 노래들을 들어보면 이 세상 보는 시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느낄 것 같다."

'시간'은 예전에 발표한 노래들과 분위기가 다르다. "이전에는 죽음을 마치 목전에 두고 있는 듯 설정을 해놓고 공상 속에서 만들어졌는데, 올해 발표한 '시간'은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마지막에 임종하면서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전하고 싶어하는 말이 있다'는 사실이 테마다. '그때 가서야 알게 될 거야'라는 노랫말이 있는 그것이 이 노래의 주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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