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노래·춤으로 눈·귀 사로잡고, 캐릭터로 마음 흔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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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김인권(35)은 도대체 못하는 것이 뭘까.

‘방?ㅉ麗?’(2010), ‘퀵’(2011),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2012)에서는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기고,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타워’(2012)로는 가슴 가득히 울림을 주고, ‘마이웨이’(2011)를 통해서는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의 두려움을 안겨줬던 김인권이 신작인 코믹 휴먼 드라마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에서는 오랜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한 가수 지망생 ‘봉남’이 돼 실제 가수를 방불케하는 빼어난 노래 솜씨와 뛰어난 춤 솜씨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월드스타 싸이(36)의 댄스곡 ‘챔피언’ 무대에서는 파워풀한 댄스를 곁들여 신나게 불러젖히고, 그룹 ‘부활’의 발라드 ‘친구야 너는 아니’를 통해서는 듣는 이의 가슴 촉촉히 적신다. 에필로그인 ‘전국을 뒤집어 놔’의 뮤직비디오로는 밝고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전국노래자랑’ 제작자이기도 한 MC 이경규(53)가 2007년 선보여 161만 관객을 끈 코믹 휴먼 드라마 ‘복면달호’(감독 김상찬 김현수)의 주연 차태현(37) 저리 가라다. 차태현은 주제곡 ‘이차선 다리’를 직접 불러 주목 받았다.

김인권은 ‘언제부터 이렇게 노래와 춤을 잘했느냐’는 질문에 “춤과 노래를 잘 했던 적은 없다”면서 “철없는 어른, 꿀밤 한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정신 못 차리는 어른이 말미에 진짜 가수가 된다는 스토리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복면달호’ 때 차태현 선배를 지도했던 선생님으로부터 춤과 노래를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김인권은 “‘챔피언’은 가수의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봉남의 마음으로 불렀고, ‘친구야 너는 아니’는 아내 ‘미애’를 향한 진심을 담아 불렀다”고 소개해 호소력 있는 무대를 이끌어낸 비결을 귀띔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진짜 봐야할 것은 김인권이 노래와 춤을 얼마나 잘하는지가 아니다. 바로 꿈과 현실을 갈라놓는 담벼락 위에서 웃고 우는 우리 시대 보통 남자의 캐릭터다. 전작들에서 코믹 연기, 진중한 연기, 광기 어린 연기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온 김인권의 또 한 번의 변신이다.

현실에 치이면서 고달프게 사느라 펼칠 수 없던 오랜 꿈을 모처럼 실현할 기회를 잡고, 그러면서도 실질적 가장 구실을 하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그런 마음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에 자책하는 봉남은 김인권을 만나 스크린에 만개한다. 이종필(33) 감독은 “늘 배역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들을 연기에 적용시켜 내가 원하는 봉남을 만들어줬다”고 고마워 했다.

김인권은 봉남의 캐릭터를 만들면서 떠올린 사람들로 먼저 이경규를 꼽았다.

“가장 먼저 이경규 대표님을 떠올렸다. 영화를 만들어서 성공시키고 싶어하는 이 대표님의 마음이 가수가 되고 싶은 꿈과 열망으로 가득한 봉남과 비슷해 보였다. 주변에서 ‘될까·’라는 의구심으로 쳐다보지만, 본인은 무조건 될 거라고 하지 않나. 이경규 대표님도 그런 것 같아서 그런 감정을 대입해 연기했다.”

가수 박상철(44)도 영감을 줬다. 박상철은 실제 ‘전국노래자랑’ 출신 스타다. 고향인 강원 삼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중 1994년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그 해 연말 대상을 받았다. 이후 가수 데뷔해 ‘자옥아’, ‘무조건’ 등을 히트시켰다.

“그 분을 따로 만난 적은 없지만 극 중 봉남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지금은 온 국민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된 것으로 안다. 그런 부분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고, 역할이 막힐 때마다 그 분을 떠올렸다.”

‘전국노래자랑’은 33년의 긴 역사를 가진 국내 대표, 장수 프로그램인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배경으로 참가자들의 갖가지 사연을 코믹하면서도 가슴 찡하게 그린다. 김인권과 류현경(30)을 비롯해 유연석(29) 이초희(24) 김수미(62) 오현경(77) 등이 출연한다. 인앤인픽쳐스 제작,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으로 5월1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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