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 지연 말고 오로지 실력으로”
직원가족주의로 300억 매출 눈앞
복지재단 누적기부도 1억원 넘어

(김포=홍순인 기자) “저희 제품이 안 들어가는 데는 전국에 한 곳도 없습니다”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에 소재한 (주)신흥밸브 김영우 대표이사는 거침없고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2000년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신흥밸브는 올해 직원 50명에 매출 목표는 300억 원이다. 지난해 230억 원 보다 2, 30% 이상 매출 목표를 높여 잡았다. 전국의 크고 작은, 거의 모든 건축현장에 밸브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신흥밸브. “내 식구인 직원들이 행복한 것”이 바람이고 “그냥 좋은 일에 쓰고 싶을 뿐”이라며 김포복지재단을 통해 기부를 늘려가고 있는 김영우(사진.54세) 신흥밸브 대표이사를 만났다.  
“아파트에 저희 제품이 없는 데는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대문 들어가기 전 계량기만 빼고 나머지 수도밸브, 난방밸브 등 메인 밸브부터 감압밸브까지, 옥상 자동공기배출구까지 우리 제품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김포한강신도에도 저희 제품이 안 들어간 데는 한 곳도 없습니다.”
설립 16년 만에 강소기업의 대열에 올랐지만 김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는 단순, 명확한 경영원칙을 강조한다. “우리는 제조업입니다. 저는 직장생활도 밸브 쪽에서 시작했고 옛날부터 이것만 계속했습니다. 납품처는 전국 300군데입니다. 한 곳으로 몰지 않고 분산합니다. 항상 거래할 때 ‘이 거래는 이 정도만 감당할 수 있겠다’ 하는 만큼만 합니다.”

김 대표는 “모든 게 힘들고 앞으로가 더 어렵다”면서 그 중 “제일 심각한 게 인력난”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의 경우 사람이 안 옵니다. 자금난이나 이런 걸 다 합해서 그중 인력난이 제일 힘듭니다. 교통이 안 좋고 하니 젊은 사람들이 중소기업에 안 오려고 합니다. 자식을 귀하게 기른 부모님들도 중소기업에 안 보내려고 합니다. 워크넷이나 이런 곳에 광고를 해도 이력서나 문의도 안 옵니다. 우리는 생산이나 시설이 깔끔해서 아주 일하기가 편한데도 그렇습니다. 주물이나 도장은 (직원을) 구할 수가 없어서 아예 다 외주를 주고 있습니다.”
이런 인력 난 속에서도 김 대표가 신입사원 선발 때 지키는 원칙이 하나 있다. “우리는 취업 이력서를 받을 때 학력을 안 봅니다. 스펙이 많으면 오히려 탈락합니다. 차라리 이력서에 ‘고등학교 졸업해서 횟집 아르바이트 하고, 검정고시 보고’ 그런 생활력 있는 사람들을 씁니다. 스펙이 좋으면 중소기업을 오래 못 다니더라고요.”
“누구에게 바라는 건 하나도 없다. 내가 내 힘으로 자수성가 하려했기 때문에 우리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김 대표는 “나라도 지금 시끄럽지만, 학연, 지연 말고 오로지 실력으로 하자며 여기까지 왔다. 거창한 건 없고 단지 모든 걸 우리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신흥밸브는 회의가 없다. 2층의 회의실에서 다른 회의는 일체 안 하고 오로지 개발회의만 한다. 이사, 전무 등 임원도 없다. 팀장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한다. 거의 모든 업무를 직원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런 김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또한 직원들이다. 김 대표는 “바라는 건 따로 없습니다. 그냥 직원들이 내 식구니까, 직원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생각뿐입니다. 직원들이 행복하면 회사가 잘 됩니다”라면서도 “직원들이 많다보니 회사의 영속성이나 미래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역시나 낙천적인 말을 덧붙인다. “하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하면 됩니다.”
신흥밸브는 꾸준한 기술혁신과 신제품으로 매출이 오르면서 지난 2012년 2천만 원에 이어 지난해까지 총 6천400만 원을 김포복지재단에 기부했다. 또 지난 18일 4천만 원을 추가 기탁하면서 누적 기부액이 1억 원을 넘었다. 
“쑥스럽습니다. 별다른 기부 이유는 없습니다. 단순합니다. 김포에서 그나마 16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돈을 벌었으니 직원들과 좋은 일에 쓰고 싶은 겁니다. 마음이 있어도 그동안 기부를 많이 못했습니다. 어렵더라도 매년 조금씩 늘리자는 생각입니다. 제가 시간이 없고 또 개별적으로 알 수도 없어 통합적으로 지원이 가능한 김포복지재단을 통해서 하고 있습니다.” 
서른다섯 살 늦장가에 고3 아들과 중3 딸을 두고 있다는 김 대표는 “며칠 전 아들이 수능을 봤는데 잘 쳤냐고 물으니 헛웃음을 치더라”라며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직원과 가족이 세상 가장 소중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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