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남자 싱글 최고 기대주로 꼽히는 차준환(15·휘문중)이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8~11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2016~2017 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 출전한다.

8일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10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다.

그랑프리 파이널에는 해당 시즌 성적 순으로 상위 6명만 출전할 수 있다. ISU는 한 시즌 두 차례 나설 수 있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선수들이 기록한 순위와 성적을 합산해 상위 6명에게만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을 준다.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이었던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239.47점을 받아 우승한 차준환은 7차 대회에서 220.54점으로 정상에 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을 따냈다.

두 차례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5점씩을 얻은 차준환은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와 6차 대회에서 우승한 알렉산드르 사마린(18·러시아)과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2개 대회 총점 460.01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462.62점을 얻은 사마린에 밀려 주니어 그랑프리 전체 랭킹 2위로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데뷔한 차준환은 김연아의 확고한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3월부터 김연아와 남자 싱글 무대를 호령하는 하뉴 유즈루(일본)를 키워낸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차준환이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기록한 239.47점은 ISU 공인 주니어 역대 최고점이다.

7차 대회에서는 오른 발목과 고관절에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우승을 일궜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군 것은 '피겨여왕' 김연아가 2005~2006시즌 달성한 이후 차준환이 처음이다.

한국 남자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서는 것은 2014~2015시즌 이준형(20·단국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차준환은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을 통해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 점프보다 스케이팅 기술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점프 훈련에 집중하는 한국과 다른 방식에 의아했지만, 오서 코치님을 믿고 따라가니 기본기가 탄탄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안소영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는 "차준환이 성장하면서 힘이 좋아지고, 스케이팅 속도도 빨라졌다. 이런 가운데 체계적인 훈련이 뒷받침되면서 점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체력이 굉장히 좋아진 것도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2014년 12월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선 이준형은 6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한국 남자 선수 최초가 된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입상한 것은 김연아가 2004~2005시즌, 2005~2006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각각 2위, 1위를 차지한 것이 유일하다.

관건은 필살기인 4회전 점프를 얼마나 깔끔하게 소화하느냐다.

트리플 악셀의 완성도도 크게 떨어졌던 차준환은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은 이후 실전에서 쿼드러플 살코까지 뛸 수 있게 됐다.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쿼드러플 살코만 실전에서 시도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성공률은 90% 정도"라고 전했다.

차준환은 지난 10월 중순 회장배 랭킹대회를 마치고 다시 캐나다 토론토로 떠나 오서 코치의 지도 아래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준비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두 차례 시도하려고 훈련을 하다 오른 발목과 고관절을 다쳤지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갤럭시아SM 관계자는 "당시에도 심한 부상이 아니었다.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 다치고 곧바로 회장배 랭킹 대회에 출전해야해 통증을 안고 대회에 나섰던 것"이라며 "현재에는 많이 회복했고, 대회 출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차준환은 "오른 발목과 고관절은 많이 나아진 상태고, 매일 6시간씩 빙상장에서 훈련을 해왔다. 최근 키가 많이 성장하고 있는데 훈련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서겠다.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 덕분에 없던 힘도 생겨 빙판위에서 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팬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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