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기정·이용섭 단일화 난항…간담회 무산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강기정·이용섭(기호순) 후보의 28일 단일화는 무산됐다.

당초 두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의원들 가운데 선정된 배심원들이 참석한 상태에서 간담회를 열고 배심원 투표를 통해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열린 심야회의에서 강·이 후보가 수정 제시한 후보단일화 간담회에 대해 ▲배심원 대회 명칭 사용 불가 ▲사회자가 두 후보에게 질문 불가 ▲배심원의 후보에 대한 질문 불가 ▲후보자 상호간 의견 교환 불가 등의 사유로 사실상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 후보는 이날 "당 선관위는 당초 후보가 합의한 단일화 방식에 대해 어느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 배심원제를 통한 '명분있고 원칙있는 아름다운 경선'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강 후보와 함께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한 단일화 노력을 계속해 가겠다"고 말했다.

단일화 간담회가 무산됨에 따라 강 후보와 이 후보간에서 날선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 후보는 당의 결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단일화는 해서는 안된다며 명분있고 아름다운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배심원을 통한 명분있고 아름다운 경선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죄송하다"며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단일화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가 시급한 과제이지만 당의 결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이어가는 것은 당과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저는 명분있고 원칙있는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대표 후보에 나선 사람들이 당의 결정에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단일화는 원칙과 합의를 통해 아름답게 이뤄내야 한다"며 "감정적으로 단일화 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강 후보는 이 후보의 의도적인 단일화 파기라고 맞서며 유감을 표했다.

강 후보는 "선관위 결정에 대해 (배심원 간담회 자체가) 마치 당규 위반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순전히 이 후보의 자의적 해석이자 의도적 파기"라며 "이 후보가 의도적으로 단일화를 파기한 이유와 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맞섰다.

강 후보는 "배심원 간담회가 안되면 당헌 간담회를 통해서라도 추진할 수 있었다. 이 후보가 단일화에 의지가 있었다면 나에게 찾아와 대화를 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다"며 "당 선관위의 결정이 이유라고 하는 것은 단일화 파기의 명분쌓기"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아직 완전 결렬을 선언하지는 않아 단일화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대표를 선출하는 권리당원 ARS투표가 내달 1일 시작되는 만큼 단일화의 사실상 마지노선은 이달 30일까지다.

그러나 촉박한 시간과 서로간의 신뢰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단일화의 가능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강·이 후보간의 단일화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김한길 후보의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단일화를 30일까지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단일화가 안될 경우 끝까지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국민과의 약속이 28일까지였던 만큼 오늘안에 단일화를 결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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