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복영

매화꽃이 서쪽으로 기울었다
꽃잎들 흩날리는 나무아래 아무도 모르게 익어가는 꽃
향에 개울물 소리가 엉켰다. 노모의 손금처럼.
결박 푼 바람이 아슬하게 건넜을
안쪽과 바깥의 경계를 넘어선 담쟁이 넝쿨이 그늘을 빠져
나와 내리쬐는 각오를 수식한다
저 줄지 않는 궁리에 이파리를 세우는
맑은 침묵에 표정이 없다 낯익은 민들레꽃이 살아야한
다 살아야한다 중얼거리는 고백이 비로소 노래지는 동안
객지의 꽃잎들 안부가 미궁이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1997년 월간문학 시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천강문학상 시조 대상, 성호문학상 수상을 했으며 시집으로 “구겨진 편지”“햇살의 등뼈는 휘어지지 않는다”“거짓말처럼”“눈물의 멀미”“낙타와 밥그릇”이 있다.

한국문협회원, 빈터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수원시인협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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