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공기업 개혁 본격화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공공기관 부채문제를 언급함에 따라 새 정부의 본격적인 공공기관장 인사를 앞두고 공기업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3.0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는 정보를 공개해 필요 없는 에너지 소모를 없애는 것"이라며 "일단 공공기관 부채 중 무엇이 늘었는가에 대해 전부 정보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공공기관 부채 공개와 관련해 "그렇게 되면 이런저런 논쟁이 필요 없게 되고 기관에서는 더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게 될 것"이라며 "확실하게 팩트를 먼저 공개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성취하려는 정부 3.0의 중요한 바탕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정보의 공개·공유를 위한 정부 3.0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일 뿐 공기업 개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지만 조만간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예상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28개 공기업의 부채가 400조원에 육박하고 부채비율이 190%를 넘어섰다. 지난 국회 여야 협상때 예산재정 특위에서 공기업 부채 문제를 다루도록 조치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 특별히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공기업의 방만경영을 질타한 바 있어 더욱 관심이 간다.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지난 3월11일 박 대통령이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이후 'MB맨 솎아내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른바 '금융권 4대 천황' 가운데 강만수 KDB산은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회장이 이달 들어 퇴임했고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이날 연임 포기의사를 밝혔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회장은 외환은행 인수가 성사된 직후인 지난해 초 퇴임했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도 '국정철학 공유' 발언 이후 임기를 남기고 물러났다.

더욱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최근 인천공항과 한국전력공사 등 111개 공공기관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된 기관장 100명, 상임감사 58명에 대한 서면평가를 마무리하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순차적으로 진행되긴 하겠지만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고 있으며 기관장 교체작업과 함께 공기업 부채관리도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도 "앞으로 공공기관의 변화와 업무추진 자세가 국민행복을 추구하는 새 정부의 의지와 성과들을 나타내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공기업 개혁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나아가 MB정권에서 4대강 살리기와 보금자리주택 등 주요 국책사업에 따른 공기업 부채가 새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기관장 교체에 있어서도 부채 규모 및 부채 관리 능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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