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TV프로그램 송출 전면 중단
안동MBC 12일‘총파업 문화제’개최

(안동=백운석 기자) 프로그램을 최종 송출하는 안동MBC TV부조정실이 근무자 한 명 없이 텅 비었다.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안동지부(이하 안동MBC 노동조합, 지부장 김구한)가 지난 9월 4일 총파업을 시작한 지 오늘(12일)로 9일째.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없으니 안동MBC 제작 프로그램 방송은 전면 중단됐다. 안동MBC 47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안동MBC 뉴스와 안동MBC TV토론 이슈진단, 깨소금, 전국시대 등 TV 프로그램은 제작과 송출이 모두 중단됐고 라디오의 경우 일부 뉴스와 프로그램만 진행하고 있다.

4일 총파업 이후 안동MBC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카메라 대신 피켓을 들고 매일 아침 사옥 현관에 모여 자체 집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퇴진’을 외치고 있다. 프리랜서, 협력직 등을 제외한 안동MBC 임.직원 60명 가운데 37명이 조합원이다. 나머지 23명은 사장, 상무가 속한 임원과 노동조합 가입이 보류된 보직자 등이어서 사실상 현업 대부분의 인력이 파업에 참가한 셈이다. 파업 열기 또한 TV프로그램 전면 송출 중단을 결정해 MBC파업 역사 중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안동MBC 노동조합의 파업 열기가 높은 만큼 파업 이유도 명약관화하다. MBC 김장겸 사장의 퇴진이다. 지난 9년간 정권의 입맛에 맞춰 한 쪽으로만 치우친 결과 시청자들은 MBC를 외면했고 방송의 공정성은 추락해 신뢰를 잃었다. 지난 9년간 MBC 경영진은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직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거나 징계해 조직의 질서도 무너졌다. 이 경영진의 최후의 산물이 김장겸 사장이다. 안동MBC 노동조합은 김장겸 사장 퇴진과 더불어 지역MBC 낙하산 사장 적폐 청산의 기치를 내걸고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안동MBC 노동조합의 총파업 문화제가 12일 저녁 7시 안동MBC 사옥 정문 앞에서 열린다. 약 2시간동안 진행되는 문화제에는 지난 9년간 안동MBC를 비롯한 MBC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영상물과 증언을 통해 짚어보고 초청 가수의 공연이 중간중간 이어진다. 초청가수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사태를 패러디한 노래, ‘큰일났네’의 주인공 심재경씨와 상주지역 활동 가수 심명섭, 신 동, ‘비정상중창단’이 출연하며 안동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넌버블 퍼포먼스인 ‘하이마스크’ 공연도 있을 예정이다. 또한 공영방송 파업과 관련한 일부 정치권의 잘못된 인식을 풍자하는 동영상도 상영된다. 총파업문화제는 초청가수 공연을 제외하고 안동MBC 노동조합의 자체 기획 및 제작이다.

안동MBC 노동조합 김구한 지부장은 “파업으로 지역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 해 방송 종사자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떨쳐 일어나 싸우지 않으면 MBC는 영원히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방송이 될 수밖에 없다. 현 경영진이 물러나 공영방송을 바로 세울때까지 흔들림없는 대오로 이번 파업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고 파업의 진정성을 피력하며 “이번 총파업 문화제를 정성껏 준비했다. 문화제인만큼 정색하며 우리의 주장을 펼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어울리는 장이기 때문에 많이 오셔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총파업 문화제 개최의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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