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119구조대 소방장 홍재준

사람들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과 유독가스 속에서의 숨막힘은 혼자라는 고립감과 두려움으로 패닉(Panic)현상을 주어 이성적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피난유도등과 비상구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된다.

비상구는 화재나 지진 등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날 때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한 출입구를 뜻한다. 또한 우리는 누군가에게 특별히 가르침을 받지 않더라도 비상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상구의 크기는 보통 가로75cm이상×세로150cm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성인 1명이 빠져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크기이며, 비상구의 문은 항시 안에서 밖으로 열리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긴급 상황에서 사람은 패닉(panic)상태에 놓여 평소 잘 당겨서 열었던 문도 당지기 못하고 밀고 나가려고만 하고 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밖으로 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은 연기가 꽉 들어찬 밀폐된 공간에선 불과 1m 앞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헤매던 중 녹색 불빛의 피난유도등과 비상구를 만나게 된다면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를 되살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찾는 노래연습장 또는 대형판매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가보면 비상구 통로에 물품을 쌓아 놓거나, 혹은 잠가두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직도 화재 현장에서 비상구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여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이처럼 비상구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고 발생되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인이 출입하는 다중이용시설에 피난안내도 비치, 피난시설점검, 통로의 확보, 피난표시, 경보, 훈련 등으로 화재발생시 비상구를 이용하여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관계자 교육 등을 강화하고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비상구를 관리하는 건물주 등 모든 관계자는 비상구에 물건 등을 적치하거나 비상구를 폐쇄해 통행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절대 안 되며 우리 모두 언제 닥칠지 모를 사고에 스스로 대비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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