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운

30년 된 마당 주목, 오늘 화장했다
붉디붉은 속살에서 나이를 가늠하며
사리를 찾을까 하다 그냥 멈추었다

백두대간 사내를 뜬금없이 하산시켜
치솟는 성깔을 죄다 둥글려놓고
금속성 가위 소리도 이냥저냥 견디랬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그러게 요절이다
산은 공평하다 외치는 나무들 앞에
불잉걸 내밀어본다 한 줌 재를 뿌린다

홍성운
1959년 제주 애월 봉성에서 태어나 공주사대를 졸업하고,
1995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 당선. 
시조집『숨은 꽃을 찾아서』『오래된 숯가마』『상수리나무의 꿈』,
시화집『마라도 쇠북소리』등이 있다.
2000년 중앙시조 대상 신인상 수상, 
한국작가회의, 오늘의 시조시인회의, 역류 동인으로 활동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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