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섭

밤기운 점점 차가워지면
동백은 다급해진다.
땔감을 차곡차곡 채우기 위해
꽃망울 방을 키워내느라고

천지에 눈 내리고
얼음 덮이면
온몸으로 사려오는 한기가 싫어
겨우내 화톳불이라도
조금씩 지펴야 하는 것이리.

땅속 깊이 얼면 얼수록
뿌리 끝까지 내려가는 훗훗한 기운
드디어 바깥바람 다스워지면
온몸의 열기 더는 참을 수 없어
붉은 화염 조금씩 밀어내어

어느 날 일제히 터뜨리는 불꽃놀이다
세상 한 녘 환호성으로 타오르고.

김지섭
안동에서 틈틈이 농사를 지음
글밭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집 『안토니오 코레아의 알비 마을』 『도리포 가는 길』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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