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알이 꾸는 꿈은 신혼을 닮았다
나 죽더라도 꽃을 피우리라는 맹세그대 이름은 기다림밤비 소리에 몸이 살찐다
붉다라는 말은 뜨거울 때 가장 빛나던가화촉 밝히던 남국의 정열이여
첫 입술에 입술을 달고접몽을 꿈꾼던 눈먼 초의 밤너의 절정을 여름이라 하자
푸른 물살을 갈라 하늘을 업고한살림 더한 알의 꿈식구 하나 늘리며 허공을 센다
살이 되어 나온 알의 문장이 우림을 달린다
열대 끝에서 평행을 이루는 저 기다림은 누구의 몫인가
막 지나온 처서의 밤은다른 이름의 끝 여름새잎을 기다리는 녹색 티끌의 처소
겹겹 사랑니 다 빠져흘러내린 초록에 한기가 묻어있다
속잎 다한 새 가지한 뼘 넓어진 방안에서촉 하나 밝히고 있다

이승용강원도 영월 출생 월간 <시문학> 등단한국가톨릭문인협회/한국시문학회/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시집 『춤추는 색연필』 외 테마시 공저.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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