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연
염전은 말이 없다, 품은 것을 토해낼 뿐
가슴을 비움으로 채워지는 흰 꽃송이
얼마나
상실의 날을
피 말리며 견뎠으랴
햇빛이 키워낸다, 암석 같은 물의 골격
여윈 몸 육탈시켜 하얀 사리 피워낸다
내게는
해탈의 현세(現世)가
사막처럼 낯설건만
이승의 현관에서 시대가 타락하고
흰피톨 제 몸 던져 부패에 저항한다
영롱한
보석 한 줌이
영혼까지 맑게 하리
노재연
1941년 전주 출생, 한국시조협회 신인문학상(등단)
(사)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경기시조시인협회수원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조협회 등용문 문학상, 시조문학상 대상, 홍재문학상 우수상, 수원문학상 작품상 수상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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