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55% "엔저 영향없다"

엔화 약세(엔저)가 국내 제조기업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엔저의 영향과 대응, 기업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엔저로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제조기업은 12%에 그쳤다. 제조기업 33%는 '약간 영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엔저의 영향을 받지 않은 기업이 과반을 차지했다.

제조기업 32%는 '아직 엔저 영향이 없지만 엔저 지속 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고 23%는 '엔저와 무관하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54.5%), 기계(51.3%), 자동차(51.2%) 산업에서 '엔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다. 반면 조선 산업은 '엔저와 무관하다'는 응답이 56.8%나 됐다.

엔저가 미친 영향을 보면 수출 감소(39.7%), 채산성 악화(21.6%), 수입 비용 절감(20.9%) 순이었다.

수출에 미친 영향의 경우 물량 감소(37%)가 수출단가 하락(22%)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기업 38%는 엔저로 인해 부품소재 조달단가가 하락했다고 답해 엔저의 긍정적인 효과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조달단가 하락률은 4.8%다.

아울러 제조기업 27.8%는 엔저 대응 방안으로 '디자인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21.6%는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엔저 대응 계획이 없다'고 답한 제조기업도 24.3%나 됐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엔저가 국내 기업에 미친 충격이 우려보다 작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는 한·일간 제품 차별화의 진전이나 부품소재 수입단가 하락에 따른 상쇄 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원은 "향후 엔저가 지속되면서 일본 기업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 현재 국내 기업이 체감하는 것보다 큰 영향이 장기적으로 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제조기업 609개를 대상으로 지난 5월20일부터 6월 말까지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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