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거물급’인사, 개혁 물꼬 틀까

정부가 잇따라 거물급 공공기관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공공기관 개혁의 단초가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정부 및 공공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공공기관 인사에서 관심을 끄는 인사로는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등이 꼽힌다.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주목할만한 인물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이재영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자산규모 공기업 국내 1위인 LH공사 수장으로 임명되며 공기업 개혁을 다짐했다.

특히 이들은 공통적으로 차기 장관감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거물급이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석(56) 한수원 신임사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하마평이 돌았던 인물이다. 이번 한수원 사장 선임을 위해 "정부가 삼고초려했다"는 말이 돌 정도로 신망이 투텁다. 1차 사장 공모에는 접수도 하지 않았지만 내정설이 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정부가 조 사장에 기대를 거는 것은 에너지·산업·무역 등에 능통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 특히 2004년 원전산업기획단장으로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 등 골치 아픈 일을 무리없이 처리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원자력, 에너지 등을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일했다. 당시 1차관은 현 윤상직 산업부 장관.

이에 따라 원전 비리로 얼룩진 한수원 사태를 마무리하고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원전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 사장의 캐리어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과 한수원 노조는 조 사장의 원전 경험은 인정하면서도 원전 비리를 막지 못한 책임자라는 점을 문제 삼고 나서 반대세력과 관계 개선이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행시 25회로 전주고,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미주리 주립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조 차관은 이달 내로 임명장을 받고 공식 업무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무(65)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박근혜 정부의 농정 아우트 라인을 그린 인물이다. 새 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농정에 대한 식견이 뛰어나다.

행시 10회로 1971년 공직에 입문한 뒤 27년간 농림부에서 재직한 농림통이다. 특히 농어촌 발전계획, 농정개혁 추진방안 등 미래의 사업기획을 구상하는데 뛰어는 재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 2012-01-26

농어촌공사 노조가 취임전 내정설 등 절차상 문제를 삼았다가 취임 환영쪽으로 돌아선 것도 이 사장의 이 같은 능력을 높이 샀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농어촌공사에 맞는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최경수(63) 전 현대증권 사장의 한국거래소 이사장 내정을 두고 노조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내정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낙하산 논란으로 인사가 중단됐던 지난 6월과 달리 임명권자의 결심이 단호한 것으로 알려져 관치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 이사장의 임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전 사장은 행시 14회로 1975년 김천세무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국세심판원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거쳤고 2008년 5월부터는 현대증권 사장으로 근무하는 등 관계와 민간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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