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아바타'가 돼라!"

김인 전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5년 간의 대표이사 생활을 마치며 남긴 말이다.

삼성은 11일 경북 경산의 삼성라이온즈볼파크 대강당에서 2016년 시무식 및 대표이사 이·취임식을 가졌다.

김인 전 대표는 김응룡 전 감독 이후 2011년부터 삼성 사장직에 올랐고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5연패를 지켜봤다. 임기 말에 주축 투수 3명이 해외원정도박 파문에 휩싸이는 악재가 터졌다.

김 전 사장은 마지막 이임식에서 선수들에게 알쏭달쏭한 주문을 남겼다. 삼성 라이온즈의 '살아있는 전설'을 본받아 그 분신처럼 되라는 말이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불멸의 전설과 함께 숨쉬고, 함께 밥을 먹고 땀을 흘리며 연습을 하고 있다"며 "전설로부터 어떻게 훈련을 하고, 어떻게 자기관리를 하는지 배워나가야 한다. 자기와의 투쟁에서 어떻게 이겨나가고 유혹을 물리치는지 닮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설'이 누군지 단상에서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 그는 시무식 종료 후 이승엽(40)을 뜻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은 전·현직 스타급 선수들이 오프시즌에 문제를 일으켜 위기를 맞았다.

이승엽은 철저한 자기관리의 표본으로 유명하다. 시즌 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운동을 쉬는 법이 없다.

정작 이승엽은 시무식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손을 내저었다.

그는 "감사한 말씀이다"면서도 "전설이라는 칭호는 야구인생이 끝나고 멋 훗날 들으면 기분 좋을 것 같지만 제 자신은 지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 두는 날까지 얼마나 결과를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남은 2년 동안 정말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근황을 묻자 그는 밝은 얼굴로 "푹 쉬고 틈틈이 운동도 하고 알차게 잘 보냈다"며 웃었다.

이승엽은 "올해는 불혹이 됐으니 무리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예전에는 힘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했다면 지금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부상을 피하기 위해 가볍고 안정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승엽은 39살의 나이에 개인 통산 최고 타율(0.332)의 시즌을 보냈다. 400호 홈런 금자탑을 쌓았고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시즌을 마치고 2년 총액 36억원에 삼성과 '대박' 계약을 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부상도 당했고 결정적인 부분에서 약했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커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외국인 투수들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온다.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이 많다. 개막까지 두 달이 남았는데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프로의 세계에서는 1등이 아니면 할 말을 하지 못한다. 지난해보다 안 좋은 상황이란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최고의 자리에서 견제를 받아왔다면 이제 저희가 다른 팀들을 물고 늘어져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승엽은 새롭게 입단한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와의 인연도 밝혔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이승엽은 "아파트도 같았고 출퇴근도 함께 하곤 했다. 제가 1루, 발디리스가 3루여서 호흡도 많이 맞췄다"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다. 여기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 벌써부터 만남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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