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변화 중 한 가지는 골프의 부활이다.

골프가 올림픽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00년 파리 대회 때다. 하지만 4년 뒤 세인트루이스 대회를 끝으로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 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한 발전을 거듭한 골프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대중성의 결여를 지워내면서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에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하는 영예를 안았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골프는 남녀 개인전 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국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부문은 여자부다.

무대를 가리지 않고 세계 여자 골프계를 호령하는 태극 낭자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박인비(28·KB금융그룹)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박인비는 2008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혜성같이 떠올랐다.

2012년 7월 에비앙 마스터스 제패 전까지 LPGA 투어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며 잊혀져가던 박인비는 2013년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정상 등극을 시작으로 역사 쓰기에 속도를 붙였다.

그해 박인비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LPGA챔피언십을 싹쓸이하며 1년에만 3개의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박인비는 2014년에도 LPGA 챔피언십을 통해 메이저대회의 기분 좋은 기억을 이어갔다. 그리고 2015년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대형 사고를 쳤다.

박인비는 8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진행된 브리티시오픈을 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US여자오픈(2008·2013년), LPGA 챔피언십(2013·2014·2015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2013년) 타이틀을 갖고 있던 박인비는 브리티시오프으로 부족한 한 자리를 채웠다.

박인비는 기세를 몰아 2007년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명예의 전당 가입 조건까지 갖췄다.

미국 무대에서 많은 꿈을 이룬 박인비는 이제 시선을 돌려 올림픽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올림픽에는 국가당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한국 여자 골프의 경우 세계랭킹 상위권에 선수들이 몰려있어 4장의 카드 모두 활용 가능하다.

이변이 없는 한 세계랭킹 2위 박인비의 출전은 확실시 된다. 박인비 역시 바깥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올림픽에 나서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어느 때보다 알차게 겨울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박인비와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9)가 펼칠 자존심 대결은 골프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다. 해외 도박 사이트에서는 누가 금메달을 가져갈지를 두고 벌써부터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

골프의 특성상 특정 선수들의 격돌이 큰 주목을 받기란 쉽지 않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계 톱랭커들의 맞대결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국가대표의 자존심까지 달린 것을 감안하면 박진감 넘치는 라운드가 예상된다.

◇박인비 프로필

▲ 생년월일 : 1988년 7월12일
▲ 신장 : 168㎝
▲ 출신교 : 서현초~네바다주립대 라스베이거스캠퍼스~광운대
▲ 소속팀 : KB금융그룹
▲ 주요성적 : 2002년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2008년 제63회 US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
2012년 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
2012년 LPGA 투어 사임 다비 말레이시아 우승
2012년 LPGA 투어 상금왕, 최저타수상
2013년 LPGA 투어 US 여자오픈 우승
2013년 LPGA 투어 다승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
2014년 LPGA 투어 웨그먼스 챔피언십 우승
2015년 LPGA 브리티시 오픈 우승(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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