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 大記者

지난날 한국인의 관념에 자리했던 중국인들의 기질은 '만만디'(천천히)였다. 그러나 등소평이란 걸출한 지도자에 의해 개혁 개방된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만을 보면 결코 '만만디'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인민이 잘 먹고 잘 살도록 하는데 공산주의 원칙이 왜 필요한가에서 출발한 자본주의 경제도입으로 30년간 괄목할 발전을 했다. "실력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나 "조용하게 때를 기다렸다 불뚝 일어난다."는 화평굴기(和平屈起)같은 사자성어가 중국지도층들이 즐겨 쓰던 말인데 결국 경제대국으로 불뚝 일어났다.

세계인의 공장이라는 중국 공산품이 달러를 쓸어 담아 2조 달러가 넘는 최고 달러보유국으로 미국 국체를 제일 많이 사들이는 채권국이 되고 지구상의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선진국 기업들을 계속 접수하고 있다.

이제 국력이 계속 커지자 미국과 함께  G2국가로 명실 공히 부상했다. 이러한 중국이 몇 년 전부터 전통적 중국가치를 다시 찾자는 바람을 일으키는가 했더니 최근 들어 그 열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공자(孔子) 맹자(孟子) 노자 방자등 중국 사상가들의 고전읽기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고전을 저술한 필자가 인쇄비만 받아도 중국갑부대열에 오를 정도로 각종 고전이 수백만 원씩 팔리고 있다 한다.

1960년대 문화혁명 때 타도해야 할 봉건사상으로 공자, 맹자

관련 책들이 불태워지고 공자 석상을 파괴하던 모습과 정반대 현상이다. " 공자의 논어는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는 온천이다."는 말로 학자들이 고전읽기를 권장, 필독서가 일어나고 있다. 공자의 성인(聖人)으로 추대하고 탄생일을 성탄절로 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북경 대학 등 명문대학에서는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사서오경(四書五經)교육 국한반이 생기고 전국 500여개 소에 고전학습장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학자들의 고전출판으로 시작되어 민간운동으로 확산되자 정부가 이를 지원 권장하는 정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같은 고전열풍과 함께 명절에는 중국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이 늘어나고 18세가 되면 성인식을 치르던 옛 풍습이 다시 살아나고 있어 일부 외국 언론은 중국에 신문화 혁명 일어났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 역사학계는 몇 년 전부터 각종공정(연구프로젝트)을 추진 중이다. 인류 문명 발상국이라는 중화 문명 탐원 공정에다 과거 영토 확장을 했던 변방인 서북 서남 동북 공정을 하고 있다. 동북공정은 우리나라 역사인 발해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각종 논리를 연구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에 공산정원이 들어선 1949년 이후 철저히 배격했던, 공자, 맹자, 사상과 잊혀졌던 과거 풍습을 되살리고 변방영토를 편입했던 논리를 개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중국의 전통적 중화사상(中華思想)을 부흥,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을 중국인 정신적 지주로 삼고 대동사상(大同思想)인 공자, 맹자의 도덕윤리를 다시 세워 세계 속의 우뚝한 나라로 서자는 의도로 보인다. 다른 한편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자 자본주의의 맹점인 물질만능주의가 팽배 공산주의 가치관이 무너지는데 대한 대안으로 유교문화를 재건하려는 미래설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국민소득이 겨우 3000달러를 넘는 정도다. 경제가 더 발전하면 빈부, 지역, 사회갈등이 더 커질 것에 미리 대비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의 석학들이 동아시아 시대를 예고하고 신자유주의 대안으로 동양의 유교사상을 듣고 있는 것도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오늘날 중국의 사상운동을 보면서 한국의 자화상을 보면 과연 경제만 잘되면 모든 것이 해결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전국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