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진민용
논설위원/진민용

왈리왈시(曰梨曰柿), 배 놔라 감 놔라 한다, 쓸데없이 간섭한다는 뜻이다.

남의 말 하기는 어지간히 좋아한다. ‘남의 흉이 한 가지면 제 흉은 열 가지’라고 쓸데없이 남의 흉을 봤다가 몇 곱으로 돌아오는 낭패를 당한다.

배 놓아라 말하고(曰梨) 감 놓아라 말한다(曰柿)는 것은 ‘사돈 집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라는 속담을 한역한 데서 나왔다.

茶山(다산) 丁若鏞(정약용) 선생이 엮은 ‘耳談續纂(이담속찬)’에는 남의 잔치에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는 ‘他人之宴 曰梨曰柿(타인지연 왈리왈시)’로 표현했다. 

조그마한 원칙을 놓고 서로 양보를 않고 다투기만 한다면 항상 분란만 생긴다.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나의 원칙을 지킨다면 더 좋은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최근 검찰이 수사하고 법원이 재판하는데 정치권에서 재판에 회부 된 인물을 놓고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이렇게 정쟁이 발생하는 원인은 서로간에 협치가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경찰 출신 국회의원과 검찰 출신 현직 장관과의 설전을 두고 정치인들이 마치 당파 싸움질만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고 민생을 위한 것인지 양심선언을 좀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금 우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리인상 문제로 기업인과 서민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가슴을 조이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정치권인들이 네편 내편을 따지고 있으니 국민들의 속내는 말이아니다.

검찰이나 경찰이 부패와 부정을 수사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해라 하지마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간섭인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국민들은 권력자는 부패되고 부정이 있어도 수사를 하면 안 되고 힘없고 돈없고 빽없는 국민들만 수사해야 하느냐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요즘 뉴스매체를 보고 듣고 있는 국민들의 시선에는 정치인들이 한 사람도 바른말을 하는 것보다 서로가 비방하는 말만 늘어놓고 있어 누가 진짜고 가짜인 줄을 모르고 있다. 

정치권에서 사건의 가운데 위치한 문제를 놓고 간섭을 할 일이 아니라 국민들의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 정치권이 특권을 가지고 남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충고를 귀담아 듣고 받아들이는 정치인으로 변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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